한국의 출판인⑤ 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

2023-12-04     북라이프

 

교육자였던 아버지와 대학생 언니·오빠들 덕분에 강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책을 가까이 접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사준 『계몽사 소년소녀 전집 50권』과 언니와 오빠들이 사준 『생의 한가운데』 『데미안』 등은 표지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읽고 또 읽었다. 중학생 때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서부전선 이상 없다』 『개선문』 등이 포함된 ‘세계전쟁선집’에 빠지기도 했다. 자연히 문학소녀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가정환경이었다. 강 대표는 우리말을 사랑한 아버지 덕분에 ‘맑실’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얻었다. 맑은 골짜기라는 뜻이다.사

계절출판사가 지난 39년간 출간한 책은 2,000여종이 넘는다. 1992년 대입시험이 학력고사에서 수학능력평가로 전환된다는 발표가 났을 때는 『반갑다 논리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12권짜리 ‘한국생활사박물관’은 우리 민족의 100만년 생활사를 담아 큰 호응을 받았으며,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동화책 『마당을 나온 암탉』은 2020년 출간 20주년을 맞이했다. 반품도서가 평균 25%에 달하는 국내 출판계의 사정을 생각하면 그 수치를 한 자릿수로 유지하고 있는 사계절출판사는 특별하다. 강 대표는 “사계절의 책은 ‘단거리 선수’가 아닌 ‘마라토너’입니다. 스테디셀러를 지향한다는 거죠.”라고 말했다. 사계절출판사가 발행한 『반갑다 논리야』(1992년) 『역사신문』(1995~1998년) 『세계사신문』(1998~1999년) 등이 지금까지도 독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반갑다 논리야』(총 3권)의 경우 100만질 이상 판매됐다.

강맑실 대표는 최근 그림까지 직접 그린 『막내의 뜰』을 냈다. 40년 가까이 편집자 생활을 해온 강 대표가 자신의 어린 시절과 그 시절 살았던 집에 대한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풀어냈다. 1960년대에 일곱 개의 집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잠시 자신의 현재 모습을 내려놓고, 부모님과 언니, 오빠들에게 사랑받던 막내로 돌아갔다. 2년 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이번 책에 실린 모든 그림을 직접 그리기도 했다. 어린 시절 살았던 집과 뜰, 마을 풍경, 가족을 그림으로 그리고 문장으로 담아낸 출판인 강맑실의 첫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강 대표는 벽초 홍명희 선생의 손자를 평양에서 만나 저작권계약을 체결하고 『임꺽정』을 출간했는데, 남한의 출판권자와 북한의 출판권자(저작권자)가 저작권 사용료와 출판권 설정 계약을 맺은 것은 한국 출판사상 처음이었다. 지난 2008년 시사저널이 선정한 ‘한국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 출판 부문에서 박맹호 민음사 회장과 나란히 1위에 오르기도 했던 강 대표는 2017년 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을 맡아 부도를 낸 서적도매상 송인서적 회생에 적극 나서는 등 출판계 현안 해결에 앞장서기도 했다. 편집장 시절 전투적으로 일하면서 코란도를 몰고 종횡무진 다녀서 ‘코란도 아줌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강맑실 대표 프로필❊1956년 광주 △1975년 전남여고 △1979년 한신대 신학과 △1981년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석사 △1982~1986년 한국신학연구소 근무 △1987년 사계절출판사 입사 △1994년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1995년~ 사계절 출판사 대표이사 △2001년 문화관광부장관 표창, 올해의 출판인상 △2003년 한국출판인회의 총무위원장, 한국출판인회의 소식지 ‘책과 사람’ 편집위원 △2004년 제15회 간행물윤리상(출판인쇄상 부문) △2009년 제21회 중앙언론문화상 출판정보미디어부문상 △2017년2월~2019년2월 제10대 한국출판인회의 회장